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 · 사진: 돈키호테 · used with permission 출처
베트남은 남북으로 약 1,650km 길게 뻗은 나라입니다. 북쪽에는 중국과 라오스 국경을 따라 높은 산이 이어지고, 가운데에는 서늘한 고원이, 동쪽에는 긴 해안선이 있습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마다 날씨와 풍경이 크게 다릅니다.
남쪽 고원 도시 다랏은 일 년 내내 선선하고, 주변 언덕에서 커피와 차를 기릅니다. 북쪽 산악 지대에는 소수민족 마을과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계단식 논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오르막이 길고 날이 더운 곳이 많아, 모터가 힘을 보태 주는 e-MTB로 다니면 풍경을 즐길 여유가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 코스인 다랏 커피 루프를 시작으로, 남쪽의 고원과 해안, 북쪽의 산악 지대까지 다섯 지역의 길과 볼거리를 정리했습니다.

럼동 고원 · 다랏 시내 해발 약 1,500m
다랏 커피 루프
- 거리
- 하루 약 50~65km
- 일정
- 당일
- 길
- 포장도로 + 붉은 흙길
- 난이도
- 중급
다랏은 해발 약 1,500m 고원에 있는 도시로, 19세기 말 프랑스 사람들이 이곳을 찾은 뒤 더위를 피하는 휴양지로 개발했습니다. 한낮에도 선선해 '영원한 봄의 도시'라 불리고, 시내 곳곳에 프랑스풍 별장과 소나무 언덕이 남아 있습니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커피 생산국이고, 다랏 주변 고원에서는 서늘한 기후에 맞는 아라비카 커피를 많이 기릅니다. 시내에서 동쪽으로 언덕을 넘어 커피와 차 농장이 모인 꺼우덧 쪽으로 다녀오는 길은 오르내림이 계속 이어집니다. 언덕 사이 농장 길은 붉은 흙이 드러난 곳이 많아 바퀴가 굵은 e-MTB가 편합니다.
농장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어 가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늦가을부터 초겨울 무렵에는 나무마다 붉게 익은 커피 열매를 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볼거리
꺼우덧 차밭과 커피 농장
프랑스 시절부터 차를 기르던 언덕으로, 해발 1,600m 안팎의 능선을 따라 초록 차밭이 물결처럼 이어집니다. 아침 일찍 가면 골짜기에 안개가 깔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쑤언흐엉 호수
다랏 시내 한가운데 있는 호수입니다. 호숫가를 따라 한 바퀴 도는 길이 있어 출발 전이나 돌아와서 가볍게 달리기 좋습니다.
다랏 기차역
1930년대에 지어진 옛 기차역으로, 삼각형 지붕이 겹쳐진 모양이 독특합니다. 지금도 짧은 구간을 오가는 관광 열차가 다닙니다.
랑비앙산
다랏 북쪽에 솟은 산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가 약 2,167m입니다. 주변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기슭 마을까지 다녀오는 길도 경치가 좋습니다.
럼동 고원 · 해발 약 1,000~1,500m
다랏 소나무 숲과 폭포
- 거리
- 하루 약 40~70km
- 일정
- 1~2일
- 길
- 포장도로 + 숲속 흙길
- 난이도
- 중급
다랏은 '소나무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주변 언덕이 소나무 숲으로 덮여 있습니다. 시내 남쪽으로 나가면 숲 사이로 호수와 폭포가 이어지고, 숲속에는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흙길도 많습니다.
시내에서 가까운 뚜옌럼 호수는 소나무 언덕에 둘러싸인 큰 호수로, 호수 위 언덕에 쭉럼 선원이 있습니다.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다딴라 폭포가 나오고, 서남쪽으로 30km 정도 떨어진 남반 쪽에는 코끼리 폭포가 있습니다.
고원을 오르내리는 큰길은 트럭과 버스가 많아, 되도록 숲길과 마을 길을 이어 달리는 것이 좋습니다. 숲 냄새를 맡으며 달리다 폭포에서 쉬어 가는 하루는 커피 루프와 다른 다랏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볼거리
뚜옌럼 호수와 쭉럼 선원
호수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의 절입니다.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고, 시내 쪽 언덕에서 케이블카로 건너갈 수도 있습니다.
다딴라 폭포
시내에서 가까운 숲속 폭포입니다. 계단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야 해서 자전거는 위에 세워 두고 걸어서 다녀옵니다.
코끼리 폭포
검은 바위 위로 물이 넓게 쏟아지는 폭포로, 비가 많은 철에 물이 가장 많습니다. 바로 옆에 큰 불상이 있는 절이 있습니다.
남중부 해안 · 판티엣 근처, 해발 0~100m
무이네 해안, 모래 언덕과 어촌
- 거리
- 하루 약 40~70km
- 일정
- 1~2일
- 길
- 해안 포장도로
- 난이도
- 초급
무이네는 판티엣 시내에서 동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바닷가 마을입니다. 해발 약 1,500m인 다랏 고원에서 내려오면 공기가 갑자기 뜨거워지고, 소나무 대신 야자수와 모래 언덕이 나타납니다. 베트남에서 비가 적은 지역에 속해 건기에는 맑은 날이 많습니다.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 도로는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편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붉은 모래 언덕과 어촌을 지나 북동쪽으로 더 가면 호수를 품은 하얀 모래 언덕이 나옵니다. 길가에는 선인장처럼 생긴 용과 밭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11월부터 3월 무렵까지는 바람이 강해 카이트서핑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바람을 등지는 방향으로 길게 달리고, 돌아올 때는 해안에서 조금 안쪽 길을 고르면 덜 힘듭니다.
볼거리
붉은 모래 언덕
마을 가까이에 있는 붉은빛 모래 언덕입니다. 해 질 무렵 모래가 더 붉게 보이고, 언덕 위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입니다.
하얀 모래 언덕과 바우짱 호수
무이네에서 북동쪽으로 더 가면 나오는 넓은 하얀 모래 언덕입니다. 언덕 아래 연꽃이 피는 호수가 있어 사막과 호수가 함께 보입니다.
요정의 시냇물
발목 높이의 얕은 시냇물을 맨발로 걸어 올라가는 곳입니다. 양쪽에 붉고 하얀 모래 절벽이 서 있습니다.
무이네 어촌과 포사이누 참탑
아침이면 둥근 바구니 배가 가득한 항구에서 생선을 사고파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판티엣 쪽 언덕에는 옛 참파 왕국 시대에 세운 붉은 벽돌 탑이 남아 있습니다.
북서부 산악 지대 · 하노이에서 약 300km
무캉짜이 계단식 논

- 거리
- 하루 약 40~60km
- 일정
- 2~3일
- 길
- 포장 고갯길 + 마을 자갈길
- 난이도
- 중급
무캉짜이는 하노이에서 서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산골입니다. 몽족 사람들이 오랜 세월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계단식 논이 골짜기마다 산꼭대기까지 이어져 있어,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논 풍경으로 꼽힙니다.
가는 길에 북부에서 손꼽히는 긴 고개인 커우파 고개를 넘습니다. 고갯길이 약 30km에 이르고 해발 1,000m가 넘는 곳까지 올라가, 정상에서는 아래 뚜레 골짜기의 논이 내려다보입니다. e-MTB라도 하루에 이 고개를 넘고 논 사이 마을까지 둘러보려면 배터리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논의 모습은 계절마다 다릅니다. 5~6월에는 논에 물을 대어 산비탈이 거울처럼 하늘을 비추고,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는 벼가 누렇게 익어 골짜기 전체가 황금빛으로 바뀝니다.
볼거리
커우파 고개
굽잇길이 길게 이어지는 고개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정상 근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라빤떤의 맘쏘이 언덕
둥근 언덕을 따라 논이 동그랗게 층을 이룬 곳입니다. 이름은 베트남 말로 '찹쌀밥을 담은 쟁반'이라는 뜻이고,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몽족 마을
논 사이 마을 길을 달리다 보면 전통 옷을 입은 사람들과 물소를 만납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먼저 양해를 구하세요.
뚜레의 찹쌀
커우파 고개 아래 뚜레 골짜기는 찹쌀이 유명합니다. 대나무 통에 찹쌀을 넣어 구운 밥을 길가에서 사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지역 코스
북부 국경 산악 지대 · 동반 카르스트 고원
하장 고원 루프

- 거리
- 전체 약 300~350km (하루 50~80km)
- 일정
- 4~6일
- 길
- 포장 고갯길 (일부 파손 구간)
- 난이도
- 상급
하장은 베트남 가장 북쪽, 중국과 국경을 맞댄 산악 지대입니다. 회색 석회암 봉우리가 끝없이 이어지는 동반 카르스트 고원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바위 틈마다 옥수수를 심은 밭과 몽족, 로로족 같은 소수민족 마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장 시내에서 출발해 꽌바, 옌민을 지나 동반까지 올라간 뒤, 마피렝 고개를 넘어 메오박으로 내려오고 다시 하장으로 돌아오는 고리 모양 길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루에도 고개를 몇 개씩 넘어야 해서 다섯 코스 중 가장 힘듭니다.
오토바이 여행자가 많이 찾는 길이지만, 자전거로 천천히 달리면 고갯마루마다 멈춰 서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거리가 길고 오르막이 많아 짐을 실어 주는 지원 차량과 함께 가는 일정을 권합니다.
볼거리
꽌바 '하늘의 문'
하장 시내에서 첫 번째로 넘는 큰 고개입니다. 정상 전망대에서 아래 골짜기에 봉긋 솟은 두 봉우리가 보입니다.

사진: 돈키호테 · used with permission 출처 마피렝 고개와 뇨꿰강
동반과 메오박 사이 약 20km 구간입니다. 절벽 위로 난 길 아래로 깊은 협곡이 이어지고, 그 바닥을 초록빛 뇨꿰강이 흐릅니다.
동반 옛 거리와 일요 시장
흙벽과 기와지붕 집이 남은 작은 옛 거리입니다. 일요일 아침에는 주변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장이 열립니다.
룽꾸 깃발탑
베트남 최북단 근처 산 위에 세운 깃발탑입니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국경 쪽 산들이 내려다보입니다.
이 지역 코스

떠나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것
언제 가면 좋을까
다랏과 무이네는 건기인 11월부터 3월 무렵까지가 좋습니다. 북부 산악 지대는 논이 누렇게 익는 9월부터, 메밀꽃이 피는 11월 무렵까지가 좋습니다. 북부의 12~2월은 춥고 안개가 많습니다.
날씨
남부는 일 년 내내 덥고, 건기와 우기가 나뉩니다. 다랏은 고원이라 한낮에도 선선하고 밤에는 쌀쌀합니다. 북부 산악 지대는 계절 변화가 있어 겨울 밤에는 0도 가까이 떨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중부 해안은 가을에 태풍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길과 자전거
도로에는 오토바이가 매우 많고, 차는 오른쪽으로 다닙니다. 경적을 자주 울리는데, 대개 '내가 지나간다'는 신호입니다. 산악 고갯길에는 트럭이 많고 우기에는 낙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덥고 습한 날에는 배터리가 뜨거워지지 않게 그늘에서 쉬어 가세요.
먹을거리
쌀국수 퍼, 바게트 샌드위치 반미, 연유를 넣은 아이스커피가 어디에나 있습니다. 다랏에서는 라이스페이퍼를 구운 '반짱느엉', 무이네에서는 해산물과 용과, 북부에서는 대나무 통밥과 옥수수 술을 맛보세요.
돈과 통신
화폐는 동(VND)입니다. 도시에서는 카드와 계좌 이체(QR)를 쓸 수 있지만, 시골과 시장은 현금이 필요합니다. 유심은 쉽게 살 수 있고 도시와 큰길에서는 잘 터지지만, 북부 산골에서는 끊기는 곳이 있습니다.
입국과 안전
입국 조건은 국적과 시기에 따라 바뀌니 출발 전에 대사관 안내를 확인하세요. 북부 국경 지역은 별도 허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헬멧은 꼭 쓰고, 해가 진 뒤에는 달리지 마세요. 더위가 심한 날에는 물과 염분을 자주 보충하세요.
베트남은 고원의 커피 한 잔과 해안의 모래 언덕, 북쪽 산골의 논과 고갯길이 한 나라 안에 모여 있습니다. 모든 곳을 한 번에 돌기보다 남쪽이나 북쪽 한 지역을 골라 천천히 달려 보세요. 길가 카페에서 쉬어 가는 시간도 이 나라 여행의 일부입니다.
이 길을 달릴 자전거가 필요하다면
날짜를 고르면 빌릴 수 있는 e-MTB를 바로 보여 드려요.
